아빠와 아이들이 더 가까워진 사이판 여행

2009. 7. 12. 17:23가족여행

우리회사는 정해진 매출목표를 달성하면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비록 작년 5월에 입사해서 큰 공헌을 하지는 못했지만 전체 사원의 노력으로 사이판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회사일로 인해서 소원해진 아이들과 아빠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아내는 가사휴가를 핑계로 여행을 양보해 주었다. 그래서 아빠인 나와 아들 둘이서 총 3박5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저녁에 출발하여 새벽에 사이판을 도착해서 시내관광을 가게 되었다.

만세절벽

전의를 상실한 일본군이 천황에게 만세를 부르면서 몸을 던진 만세절벽이다. 절벽 근처에 삼각형 모양의 바위가 두 개가 보이는데 일부러 살아남지 못하도록 그 곳으로 뛰어내렸다고 한다.

거북섬

새들이 많이 모인다는 거북이 모양의 거북섬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새들이 그다지 많이 않았다. 단지 거북이 한 마리가 바다방향으로 헤엄쳐 가는 것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 사이판에서는 거북이를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내 소원은 언제 이루어지나 ㅋㅋ

우리아이들

거북섬을 배경으로 찍은 두 아이의 사진이다. 아이들은 공항에서 부터 들떠서 시내관광 내내 재잘재잘 되었다. 연년생이라서 그런지 친구처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둘 낳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내새끼들
일본군이 남기고 간 전쟁의 흔적들 한국인이라서 유쾌하지 않는 각종 포, 어뢰, 전차 등이 관광상품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충혼비

일본군 희생자를 기리는 충혼비다. 충혼비가 서있는 바닥은 일장기를 상징하는 원이 그려져 있고 사이판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근자근 밟아서 태극 문양처럼 점점 갈라지고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버스안에서 찍은 한국인징용자를 기리는 위령탑이다 자세히 보면 한국의 산을 뜻하는 한자로 만들어져 있고 맨꼭대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한국을 향해 날개짓을 하고 있고 부디 영면하소서

이틀날에는 수상스포츠로 유명한 마나가하 섬으로 스노쿨링을 하러 갔다. 뜨거운 햇빛아래 펼쳐진 파란 바다는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알다시피 사이판은 적도근처에 있는 섬으로 한국보다 자외선이 강렬해서 한국에서 사용하는 일반 썬크림으로는 효과적인 차단이 되지 않는다. 가이드 말로는 sp(자외선 차단 효과를 의미하는 수치)가 40 이상되는 썬크림이어야만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아이는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연습한 경험이 있으나 둘째 아이는 오리발을 사용할 줄 몰라서 전날에 시내관광이 끝난 후 따로 바다에 가서 오리발 연습을 했다. 오늘 당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아빠의 지대한 관심 덕분(?) ㅎㅎ

마나가하섬

배에서 찍은 마나가하섬이다. 정말 작은 섬이다. 무인도 같기도 하고 실제 가보면 수상스포츠를 즐기러 온 각 나라 사람들로 붐빈다.
구명조끼와 오리발 그리고 스노클을 착용한 우리 아이들 정말 귀엽죠.. 스노클을 착용할 때는 침을 안경부분에 뱉어서(드러버라) 잘 딱아 주어야만 착용시 습기가 차지 않는다. 또하나의 팁은 스노클을 물이 들어 오지 않게 뒤에서 탱탱하게 잡아주어야 하고 그래도 물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콧바람으로 스노쿨 안에 고여 있는 물을 밖으로 빼 주어야 한다. 물이 나가고 나면 다른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에 닫히기 때문에 두려움은 버려도 괜찮다.

해삼들(똥이 아니예요)

수심 5m까지 방수가 지원되는 방수팩으로 사진을 찍었다 멋있다. ㅋㅋㅋ 비록 정교한 수중카메라는 아니지만 이런 사진을 찍었다는 기쁨이 ㅋㅋㅋ 
스노쿨링은 즐기는 두 아이 제법 프로같죠 ㅎㅎㅎ 역시 아이들은 빨리 배우네 어른보다 낫다.

세째날은 사이판 섬에서 멀리 낚시를 떠났다. 꼴뚜기 내지는 오징어로 만든 낚시밥과 낚시는 모두 배에 계신 분들이 제공해 주었고 우리는 낚시를 드리우고 줄을 내렸다 흔들리면 다시 끌어올리는 역할만 했다. 하지만 4번 정도 장소를 바꾸어도 우리는 반기는 물고기들이 거의 없었다. 결국 우리 손으로 낚은 물고기를 우리 손으로 회를 먹겠다는 꿈은 접어야만 했다. 그래도 소주와 회를 준비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다루기 힘든 낚시를 잘 참고 물고기가 입질하기만 기다리는 세훈이 그래도 참을성도 한계 계속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니까 다른 사람이 쓰고 있는 낚시대로 바꾸고 싶어한다. 물고기들아 다 어디 갔니?
다금바리를 잡고 좋아하는 세민이. 너무 작아서 누구 코에 붙이나? 이후에도 열심히 낚시질을 했지만 헛빵... 한국에 돌아가면 낚시부터 배워야 할 듯 항상 닥치면 이전에 안 배우것이 많이 후회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배에서 준비한 회와 초고추장 잘 먹는 아이들 역시 소주는 한국인의 술인가 보다

낚시를 갖다온 후에는 우리회사 가족 모두 각자 선택한 옵션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정글투어, 스쿠버다이빙, 샌디캐슬 마술쇼 등 여러 종류의 관광옵션이 있었지만 주머니 사정상 우리는 스킨스쿠버 한개 옵션만 선택했다. 어른 80$, 어린이 60$ 총 200$ 였지만 정말 아이들과 느낀 환상적인 경험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고 생각된다. 일단 바나나보트는 덤으로 즐겼다 태국 푸켓 신혼여행때 느낀 아찔한 경험을 없었지만 덤이니까 좋았고 스킨스쿠버는 우리 가족만 있었기에 차근차근 안전하게 배울 수 있었다. 세민이가 11살, 세훈이가 10살 혹시나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였나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엄바뱃속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훨씬 차분하게 가이드를 잘 따라 했고 비록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글로만 남길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 산소통을 이용한 호흡법, 수신호 등 배운 것을 많다. 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공식행사를 하고 난 다음은 월드리조트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을 이용했는데 아이들이 놀기에는 너무 좋았다. 안전요원들도 수칙을 잘 지켰고 3박5일 놀아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시설도 다양했다.

월드리조트



마지막날에는 사이판 원주민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갔고 여기서 그들의 생활양식, 의식주 문화를 볼 수 있었다. 그 들의 불쇼, 따뜻한 느낌, 가족같은 친절함, 맛있는 음식 사이판도 미국령이기 때문에 미국소고기를 원치않게 많이 먹을 수 있었는데 아내에게 미국소고기 많이 먹었다고 하자 의외의 답변을 얻었다. 미국내 소고기는 안전하다면서 많이 먹고 오라고 했다. 나 혼자라면 상관없지만 아이들이 있어서 맛있기는 하던데...

정겨운 문화체험 ㅋㅋㅋ 원주민의 동작을 금방 잘 따라해서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은 세민이. 아이들을 느끼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네 

이날 자정에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이동했고 2시30분 정도에 비행기를 타서 아침 7시 정도에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밤에 이동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무리인 듯 어쨌든 사고 없이 아빠와 두아이가 정을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여보 미안해 다음에는 애들 떼놓고 우리만 가자구 화이팅